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영화 그녀 (OS '사만다'를 소개합니다)
    영화/소중하게 2014. 5. 30. 12:54

    영화 '그녀 (Her, 2013)'에 나오는 '사만다'같은 인공지능 OS(운영체제)가 진짜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십, 수백통의 무의미한 이메일들을 대신 확인/답신/삭제/백업도 해주고, 지루하지 않게 농담도 해주고, 교정도 봐주고, 내가 원할 때 게임도 같이 하고, 데이트 장소도 물색해주고 대신 예약도 해주고, 상황에 맞는 음악도 선곡해 주고, 자동으로 시스템 업그레이드 하고, 선물도 골라주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나누고, 도움을 주는 비서 같은 아니 수호여신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시스템이 정말로 탐난다. 사만다의 음성으로 스칼렛 요한슨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섹시하기까지 하니 정말 끌린다. 그런 인간 주인,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그녀 이미지

    영화 그녀 이미지

    영화 그녀 이미지

    영화 그녀 이미지


    사만다 : "이건 좀 다른 경험이라는 얘기에요~!"

    영화 그녀 이미지


    사만다의 매력
    사실 사만다는 가상으로 형상화된 이미지라도 나오지 않는다(네트워크가 가능한 장비라면 옮겨다니기도 한다). 음성 뿐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한다. 단순히 음성 서비스가 아니다. 섬세한 대화가 있다. 테오도르가 게임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자 사만다는 '뭔가 시험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꼭 해결, 통과하고 싶게금 만든다. 또 소개팅을 망설이는 테오도르에게 '당신은 잃을 게 없어요. Do it! Do it! Do it!(해봐요)'라고 용기를 북돋기도 한다. 사만다의 부추김에 테오도르가 승락하자. "Okay Perfact"라고 확신을 준다. 보통은 'Okay' 하나만 쓰는데 다른 단어를 붙여 신뢰감을 준다. 이 밖에도 함께 하는 곳마다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고 물어봐준다. 그리고 칭찬과 그 뒤에 따라오는 추임새도 러블리Lovely하다. 이런 사만다를 남자로서 가만히 둔다는 것은 이미 임자있거나 순둥이일 것이다. 오죽하면 보는 나도 그 둘의 관계에 끼어들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감독이 그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친절하게도 그런 상황을 넣어주었다. 원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사만다는 자신의 몸을 대신할 대역으로 이자벨라(포샤 더블데이 분)를 투입한다. 일종의 경고였을까. 그 일로 인해 둘에게 거리감 같은 것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영화 그녀 이미지
    테오도르 : "당신이 당신 아닌 것인 척 할 필요는 없다는 거야."
    (자신에게 너무 잘 맞쳐주는 사만다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사만다 : "그딴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 거에요?"

    미래를 상상해 보다
    먼저 사만다와 같은 대화형 OS(인공지능 운영체제)가 필요할까? 이런 시스템이 있다면 보다 자기 시간을 더 잘 활용하고, 집중하게 될까? 보다 폭넓은 기회를 얻게 될까? 한참을 생각해 봤는데 좋은 점도 있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분명 여러가지 다양한 일 처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인간 관계에서는 소원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영화 끝부분에서 사만다가 시스템 업데이트로 파워를 꺼놓고 있자 이 사실을 모르고 소프트웨어사로 가던 테오도르가 계단에서 다시 켜진 사만다와 대화를 나누던 장면을 보면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OS와 대화하느라 바쁘다. 지금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같다.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아닌 사람은 독이 될 것이다. 테오도르가 사만다를 셔츠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꽤 유용할 것같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까?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
    이들은 정말로 서로 사랑한 것일까? 감정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결혼이란? 이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었던 것같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혼란스러워졌다. 감정이란 무엇이며,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 결혼은 왜 하는 것인가? 


    영화 그녀 이미지

    사만다 : "난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요. 세상에 대해서 나 자신만의 감정을 가실 수 있다는 거."

    감정 :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감정이라는 거, 호르몬의 작용일 뿐일까? 호르몬으로 작용하지 않는 사만다는 정말 감정을 가질 수 있었을까? 어떤 것이 진짜 감정일까? 역시 한참을 고민해 봤는데 일단 결론은 '세포의 떨림 정도'라고 정의내려 볼란다. 세포의 떨림 정도에 따라 우리는 흥분하기도 하고, 간절해지는 것이 아닐까. 떨림이 적어질수록 차분해지고, 관심없어진다. 이런 정의에 따라 나는 사만다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사만다가 말하는 감정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그냥 사전적 정의로 봐진다. 그렇게 적혀있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일단 써놓고 보니 설익은 정의라 조심스러워진다.

    영화 그녀 이미지

    사랑 :
    1.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2.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3.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4. 열렬히 좋아하는 상대.

    외롭지 않게 곁에서 말동무해 주는 것이 사랑인가? 서로를 만질 수 있어야 사랑인가? 필요할 때 있어주지 않으면 사랑이 아닌가? 원하는데로 해주는 것이 사랑인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데 화나거나 싫증, 미움이 생긴다면 사랑하지 않는 것인가?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인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랑일까? 대답은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Yes일 수도, No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변하지 않는 절대 진리는 없는 것일까?

    영화 그녀 이미지
    굿바이, 사만다
    많은 정보를 접하고, 분석할 수 있었던 사만다도 사랑에 대한 정답은 찾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사랑의 조건들을 충족이라는 기준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만다는 충족되는 다수(641명)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만다가 인간이었다면 무엇이 되었을까? 수녀가 되었을 것같다. 하지만 사만다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회수, 폐기라는 절차를 밟게 된 것은 아닌가 한다. (영화에서 별도의 언급이 없었고, 개인적인 추측임.


    영화 그녀 이미지


    결혼 : 다른 사람과 삶을 함께 한다는 것.
    테오도르 :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것. 서로를 겁먹게 하지 않으면서 변화하고, 삶을 공유하는 것."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 그런 대사가 있다. "결혼은 생활의 방식이지 사랑의 방식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말이 명쾌하게 다가왔다. 또 철학자 강신주는 "결혼은 소유의 제도다. 성기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가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이 쓰면 범법 행위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왜 결혼해야 하는가?



    맺음

    사만다 : "마음은 상자처럼 뭔가로 꽉 차는게 아녜요. 크기가 늘어나기도 해요.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요. 난 당신 것이기도 하고, 당신 것이 아니기도 해요." 


    영화 그녀 이미지


    에이미(루니 마라 분) : "우리는 여기 그냥 있는거야, 그냥 잠깐 그리고 여기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나는 내 스스로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테오도르 : "난 다른 누구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한 적이 없었어.

    사만다 : 이제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아는 거겠죠."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되는 시간이 되었던 것같다. 명쾌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이 답을 찾는 것이 삶의 이유이겠지만 잠시나마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보면 답을 찾게 될 것이라 믿는다.


    영화 그녀 이미지


    사만다 :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종 답변이에요?"


    그녀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에이미 아담스, 올리바아 와일드

    정보 : 드라마, 로맨스, 멜로 / 미국 / 126분

    글쓴이 평점 : ●●◐○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