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셔틀콕' (삼남매에게서 부모가 사라졌다)영화/소중하게 2014. 5. 21. 13:49
영화 '셔틀콕(Shuttlecock, 2013)'은 [후기] 제목처럼 배드민턴 관련 이야기가 아니다. 가정법적인 영화로 삼남매에게서 부모가 사라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게 된다. 가볍게 접근하면 '누나 찾아 삼만리' 정도. 심각하게 접근하면 '부모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주는 영화가 될 것같다. '셔틀콕'은 부모 잃은 삼남매의 현재 상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이 이상해. 지 마음대로야. 바람 조금만 불어도 아무데나 막 날아가고, 조금만 쳐도 털 다 빠지고, 혼자서는 연습도 못하고, 생긴 것도 이상하게 생겨가지고." - 은호(김태호 분). 부모가 없어진 삼남매가 이상하다. 각기 자기 마음대로 산다. 조금만 힘들어도 뒷걸음질, 도망부터 친다. 돈없으면 살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이들은 얼마되지 않아 벌거숭이가 된다. 세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연습이란 없다. 아직 이들은 미성숙하다. 휴~ 아직 부모님 모두 살아계심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성인이지만 부모님 부재가 두렵다.
[줄거리] 민재(이주승)가 누나, 은주(공예지)를 애타게 찾고 있다. 이 둘은 친혈육이 아니다. 민재의 아버지와 은주의 어머니가 재혼하여 만들어진 남매 사이다. 그런데 부모가 교통사고로 모두 죽게되고 보험금을 타게 된다. 보험금으로 생활하던 어느날 은주가 1억원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은주는 1,000만원만 보내온다.
당장 돈이 급한 민재는 수배 끝에 은주가 있는 곳을 알게 된다. 남해 어디쯤. 할 수 없이 무면허 상태로 남겨진 고물차를 몰고 찾아가게 되는데 집에 있는 줄 알았던 동생, 은호가 타고 있었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큰 사고를 당할 뻔하기도 하고, 차가 고장나 수리를 하지만 수리비를 낼 수 없어 줄행랑을 치기도 하고, 하룻밤 숙박비가 없어 차 안에서 밤을 보내기도 하면서 부모님이 계신 납골공원에도 가보고, 여행처럼 여기저기 두르며 누나가 살고 있는 곳까지 찾아가게 된다. 민재는 마침내 누나를 만나게 되는데 은주는 임신한 상태. 서로 욕배틀을 벌이면서 밝혀지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결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은주는 성인으로 어린 두 동생을 가족으로 남자친구보다 더 챙기기도 하지만 자기에게 뭐라할 사람이 없는 탓인지 술마시고 취해 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누나의 모습에 민재는 자기를 남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착각, 누나를 여자로 보게 된다. 그리고 누나에게 누나와 자고 싶다고 말해버린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은주가 떠났던 것. (이때 은주가 '난 네 누나거든~' 잘 타일렀거나, 부모 대신 민재를 혼냈더라면 가족해제라는 과정을 안밟았을지도 모르는데 외면하고, 화제를 돌린 것에 문제가 있었던 것같다.) 결국 민재는 자신의 감정을 못이기고 자고 있는 복수한답시고 친동생, 은호를 누나 몰래 맡기고 나온다. 그날밤 민재는 술로 자기의 부끄러움을 감춰보려 하지만 점점 더 드러나게 된다. 아침이 되서야 민재는 자기의 미숙함을 알고는 동생 민재를 찾아데리고 다시 집으로 가게 된다.
[평점] 대다수 이 영화를 '첫사랑'이라는 테마로 접근하였지만 난 영화 '블루 라군(1980:브룩 쉴즈의 풋풋했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이 떠올랐다. 배 사고로 남매가 산호섬에 표류하게 되고, 이 둘은 성장하여 일을 치루게 되고(근친),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블루 라군'은 어린 아이들에게 부모와 사회를 제거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그렸다. '셔틀콕'은 피 한방울 안섞인 남매에게서 부모를 제거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일(언급하지 않았지만 은호의 성 정체성 문제 포함)을 그렸다. 공통적으로 가족관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흥미로웠고, 유익했다. 하지만 조용히, 큰 긴장감없이 진행되는 이야기가 약간은 지루했던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억지로 과장되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만. 이주승과 김태용의 자연스러운 연기, 주위에서 있을법한 친근한 마스크의 공예지 모두 괜찮았다.
[영화 셔틀콕 예고편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