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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황하는 칼날 (양본좌 CD에 갇힌 딸들)
    영화/솔직하게 2014. 6. 5. 16:05

    영화 '방황하는 칼날(2013)'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일본 소설, 'さまよう刃'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남자 고등학생들(18세)의 성폭행과 마약으로 여중생 딸(이수빈 분)을 잃은 아버지(정재영 분)의 고통과 복수, 그리고 법의 한계에 갇혀 고뇌하는 경찰(이성민 분, 서준영 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극중 가해 학생 한명의 이름이 조두식(이주승 분)인데 조두순을 연상케하기도 하고, 실화는 아니지만 별의별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는 요즘 세상을 보면 정말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 혹시나하고 찾아보니 비슷한 사건은 있었다고 한다. 이미 많이 회자되고 있는 리투아니아 사건이 그것이다. 이 경우는 성폭행 피해를 당한 자기의 어린 딸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아버지가 직접 나섰다가 반대로 자기가 살해된 사건이다. 상대가 당시의 현직 판사,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다고 한다. 영화에서나 있어야 하는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이토록 가슴 아픈 영화인 것을 알았다면 보지 않았을 것같다. 그래서 그럴까 '방황하는 칼날'의 관객수는 100만을 넘지 못한 것같다. 어쩐지 VOD가 빨리 나왔다 했다.


    방황하는 칼날, 이상현과 장억관의 대화장면

    집 앞에 있는 전봇대 하나가 있는데 꼭대기에는 까치집 하나가 지어져 있다. 아침이면 까치들이 울어되는 통에 알게된 것이다. 오늘로부터 일주일 전 새벽, 까치가 다른 날과는 다르게 유난히 울어대는 것이 아닌가. (아, 본인은 새벽형 인간이다.) 까치 한쌍이 전봇대 전기줄에서 아래를 보고 울어대고 있었다. 향한 곳을 보니 전봇대 아래 용달차가 있었고 앞바퀴 쪽에 고양이 한마리가 있었다. 혹시 저 고양이 때문에 저렇게 우는 것인가? 까치집까지 올라가지도 못할텐데 왜 저리 울어대는 것일까 생각하고 고양이를 계속 지켜보는데 그때 고양이가 앞발로 앞바퀴 타이어 위를 툭툭 치는 것이 아닌가! 그순간 까치 새끼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빨리 구해야 된다는 생각에 집 밖으로 달려 나갔다. 다행히 고양이를 저멀리 내쫓았다. 고양이를 따라 한쌍의 까치가 쫓아간다. 타이어 바퀴 위를 보니 까치 새끼 한마리가 있었다. 둥지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다시 올려줄 방법도 없고, 고양이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고, 고양이를 쫓아갔던 까치가 다시 돌아와 내가 새끼를 해하는 것으로 봤는지 심하게 울어대기 시작한다. 안심시키기 위해 얼른 새끼를 차 지붕 위로 올려다 주고 집으로 들어왔다. 안심이 안되 조금더 새끼를 지켜보기로 했다. 새끼의 소리를 들었는지 다른 고양이가 나타났다. 까치들은 계속 울어댄다. 고양이가 새끼에게 다가갈 엄두를 못낸다. 새끼가 날개짓을 하는 것으로 보아 날기 위해 연습하다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날 때가 되었나보다. 그래서 까치 한쌍이 옆에서 열심히 지켜주고 있었던 모양이었나 보다. 아무래도 역부족일 것같아 새끼가 날 수 있을 때까지 따로 지켜주고 싶었지만 자칫 까치들이 새끼를 버릴 수도 있어 놔두기로 한다. 그리고 새끼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집 주차장 근처 구석에서 날기 위해 잠시 쉬고 있던 작디 작은 모습이었다. 저녁에 까치 둥지를 보니 더 이상 까치들이 보이지 않았다. 벌써 날게 되어 떠난 것일까? 다음날 아침. 까치 우는 소리에 반가워 까치 둥지쪽을 살펴보니 까치 한쌍만 보일 뿐 새끼는 보이지 않았다. '설마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겠지?'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해보려했지만 까치들의 반복된 행동을 보고는 가슴이 에이면서 눈에 눈물이 고인다. 벌써 일주일째다. 아침, 저녁으로 까치 우는 소리가 심하게 들려 창밖을 살펴보면 까치 근처에는 항상 고양이가 있었다. 특정 고양이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까치도 따라가 울어댄다. 저녁에도 그러는 것으로 보아 하루종일 고양이를 쫓아다니는 것같다. 인간보다 작은 새들조차도 새끼를 잃고 저러는데 아내를 암으로 먼저 보내고 홀로 수십년을 키워온 자식을 잃은 이상현는 오죽할까. 영화 '방황하는 칼날'의 이상현(아버지, 정재영 분)이 장억관(이성민 분)에게 한 말이 가슴을 후벼판다.

     

    방황하는 칼날, 이상현 조두식을 놓치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남은 인생이란 없습니다."


    방황하는 칼날, 눈 위에 남겨진 폰(마지막 문자)와 깨진 CD, 총알

    저 말에서처럼 영화 '방황하는 칼날'의 결말은 아니 아버지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조두식을 쫓던 이상현은 마침내 조두식을 면전에 두게 된다. 조두식을 보호하기 위해 뒤쫓아 온 경찰들 속에서 이상현은 조두식에게 총을 겨눈다. 자기는 죽기 싫은지 자수하겠다는 조두식. 사실 조두식은 동영상을 찍어 양본좌(양태섭)에게 팔아서 돈을 벌고 있었다. (이 썩을 놈은 왜 이리 뻔뻔하냐! 내심 누구든 쏴 죽였으면 했는데...)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조두식이 화를 돋구자 이상현이 방아쇠를 당기려한다. 하지만 경찰이 먼저 이상현을 쏴버린다. 죽어버리는 아버지, 이상현. 나중에 경찰들이 확인해 보니 이상현이 겨눴던 총에는 총알이 없었다. 이상현이 조두식을 놓치고 이미 대관령에서 삶을 포기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조두식은 살려주기로 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조두식 행방을 알려주는 마지막 문자(장억관이 보냄)를 받고 중요한 증거가 되는 동영상 CD를 파손(어쩌면 CD 속에 딸이 갇힌채 고통받고 있는 딸을 빨리 구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하고, 죽일 수 있는 총알을 빼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끝으로 조두식을 보고 자기는 죽으려고 했던 것같다. 내 자식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세상으로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 그리움이 이상현을 데려가 버린 것이리라.


    방황하는 칼날, 이상현 죽은 딸을 만나다

    방황하는 칼날, 이상현과 조두식 만남, 경찰과 대치하다.

    "조두식이 말야, 수진이를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아갈까? 게임팩 하나 때문에 친구를 죽인 애는 웃으면서 농구를 하고 있어. 죽은 애가 새인생의 발판이 된거야."



    방황하는 칼날,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남은 인생이란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 '방황하는 칼날'에 나온 양태섭(양본좌)의 학원처럼 학원으로 위장하고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하는 일이 없었으면 바란다. 이미 있다면 즉시 그만 둬라. 인간이 인간을 지켜야 하지, 돈이 지키게 하면 그 순간 인류는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방황하는 칼날 조두식 법정에 서다



    방황하는 칼날
    감독 : 이정호
    출연 : 정재영, 이성민, 서준영, 이수빈, 이주승
    정보 : 한국 / 122분
    글쓴이 평점 : ●●●○○
    다운로드 : 네이버 N스토어 
    비슷한 영화 : 돈크라이 마미 / 공정사회 / 몽타주/ 일본 영화 고백(2010)
    관련 영화 : 일본 영화 '방황하는 칼날(2009)' / 오늘(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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